2024 회고

벌써 2025년 2월이지만.. 늦게라도 2024년 회고를 남겨본다. 

회사

 

얼마 전 입사한지 2년, 그러니 3년 차가 되었다.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가고 생각보다 강산은 그대로다.

더 이상 연차가 차는게 달갑지가 않은 게 신입일 때는 성장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면, 지금은 성과에 대한 강박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초여름엔 꽤나 깊은 슬럼프를 겪기도 했고 이를 극복하려고 다음 날 일본 가는 비행기 티켓을 사서 훌쩍 떠나거나.. 일을 왕창 벌리고 바쁘게 살았다. 근데 사실 이 모든 건 내가 익숙해지고 잘하게 되면 해결될 일이란 것을 안다. 그래서 지금은 순응하며 그냥 산다.

 

올해는 그동안 나를 이끌어주시던 선임개발자님이 다른 프로젝트로 가셔서 모든 걸 내가 판단하고 책임져야 했다. 그래서 내가 주도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고 그와 동시에 이게 맞는 길인지 올바른 해결책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다.

 

가장 고민한 건 일의 효율, 생산성과 성능 최적화였다. 이를 위해 기술적 도전을 꽤나 많이 했었고 이전과는 다른 삽질을 좀 많이 했다.

 

- 새 프로젝트에 FSD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 기존 Next 14로된 프로젝트를 15로 마이그레이션 했다.

- Amplify로 배포하던 방식에서 ECS + S3 + Code Builder로 변경했다.

- Next 웹서버를 활용해 캐싱 전략을 사용했다.

- RSC와 fetchAPI를 쓰기 위해 React Query를 과감히 포기했다.

 

요약하자면 FSD를 적용하면서 의존성은 줄이고 생산성은 갈수록 높였고, RSC와 Next API 핸들러, 캐싱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서버에 대한 부하를 확실히 줄였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마냥 좋아졌다기엔 단점도 많았다. FSD는 러닝커브가 있기 때문에 초반에 참 많이 헤맸고 새로운 팀원이 투입되면 힘들 것 같았다. 서버가 터지면 백엔드가 터진 건지, 프론트의 Next 서버가 터진 건지 판단이 힘들고, 캐싱을 확실하게 쓰려고 15로 버전을 올렸다가 동작이 달라져 배포 방식을 바꿔야 하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Next js에 딥다이브하게 된 요즘이다. 공식문서로는 이해가 안 되는 동작들이 있어서 이제는 진짜로 코드라도 까봐야 할 판이다. 다음 달 부터 새로 들어가는 프로젝트에도 Next를 쓸 예정인데 사실 좋아서라기보다는... 이렇게 된 이상 Next에 대해서는 끝장나게 전문가가 되어보자 라는 마음이 생긴 것도 있다. (올해의 목표 중 하나다)

 

그 외엔 프론트엔드 팀원들 상대로 두 번의 세미나를 진행했다. 

 

- Nest js 

- 리액트 파이버트리 동작원리와 구조

 

올해는 세미나를 한다면 AWS나 Next 또는 함수형 프로그래밍에 관해 주제를 정할 것 같다. 

 

공부

꽤나 빼곡히, 그리고 꾸준히 공부한 한해였다. 총 2개의 북스터디와 3개의 발표 스터디, 1개의 부트캠프, 1개의 모각코등을 진행했다.

항해 플러스 프론트엔드 1기 

상반기에는 항해 플러스 프론트엔드 라는 직장인 부트캠프를 수료했다. 그 당시 이직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고, 좀 더 깊이감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은데 뭔가 가이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개강 이틀 전 덜컥 충동적으로 결제를 했었다. 결과적으론 사실 큰 도움은 안 됐던 것 같다. 오히려 하고 이런 도움을 받지 말고 이런 식으로 공부할걸...라고 후회했는데, 생각해 보면 어찌 됐든 공부 방향성을 잡았으니 도움이 된 건가? 그래도 남은 건 있다. 바닐라로 피그마 플러그인을 개발했었고 웹팩 삽질을 엄청 했었지만 재밌었다.

북스터디

항해에서 알게 된 분들과 2번의 북스터디를 진행했다. 쏙쏙 들어오는 함수형 코딩, 프로그래머스의 뇌 두 권을 읽고 정리했다.

월간 CS

매달 새로운 주제로 스터디를 진행하는 스터디 그룹에 참여했다. 6월에는 Nextjs 14 스터디에 참여했고, 10월에는 기존에 관심 있었던 유인동님의 함수형 자바스크립트 강의 스터디를 개설해보기도 했다. 스터디를 이끌어가는 건 처음이라 부담도 많이 되고 초반엔 힘들었는데 결과적으론 잘 마무리되었다.

 

함수형은 공부하고 나서 오랜만에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기술적으로 알기 급급했던 지난날들과 달리 개발 속 철학적인 면모를 맛봤다. 이번 설 연휴에 유인동님의 새 책 미리 보기를 신청해서 리뷰했는데, 읽으면서 패러다임이란 개발을 바라보는 참 순수한 시각이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기술적 성취나 구현보다 이런 작은 감상이 나를 지배할 때가 좋다.

네이버 부스트코스 AI 스터디

단순히 AI가 궁금해서 신청했다. 기술적으로 궁금했던 건데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스터디가 아니라 아쉽긴 했다만 AI를 잘 사용하는 법을 배운 것 같다. 

 

AWS 자격증

이전까지는 단순히.. S3, CloudFront, Router53 정도의 서비스만을 사용할 줄 알았고, 프론트가 aws를 깊게 다룰 일은 크게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내 배포를 Amplify에서 ECR로 바꾸면서 내가 얼마나 네트워크 + 인프라에 대해 무지한지 깨달았고.. 마침 올해 안에 자격증 하나는 따고 싶어서 12월에 시험을 등록했다.

 

12월 31일 오전에 시험을 봤고 그날 밤 11시에 합격메일을 받았다. 솔직히 운이 좋았다고는 생각하지만.. 전체적으로 인프라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었어서 도전해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인프라 공부는 꾸준히 할 것 같다. 괜찮다면 DVA도 따고 싶다.

요가

1년 동안 요가를 꾸준히 했다. 요가에서는 운동이라고 안 하고 수련이라고 지칭한다. 그리고 머문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머물다가 괜찮으면 조금 더 가보고, 힘들다면 다시 뒤돌아간다. 어쨌든 수련의 주체는 나이고 결정하는 것도 나다. 

몸보다는 멘탈이 많이 건강해졌다. 집에서도 꾸준히 해보려고 비싼 요가매트도 장만했다. 

 

 

올해는..

우선 여전히 좋은 동료가 되고 싶다. 오늘 신규입사자분이 만든 사내 블록체인 스터디에 신청했다. 다음주부터 30분 일찍 출근해서 책을 같이 읽기로 했는데 우리회사에도 사내 스터디가 생긴것에 꽤나 큰 감명을 받았다. 좋은 영향력을 받을 것 같다. 나도 이러한 마음을 되갚아줘야지.

 

지금까진 이것저것 많이 공부는 했는데 올해는 하나에 좀 진득하게 몰입해서 하나는 전문가 레벨이 되고싶다. 그리고 공부한건 공유하기.

 

작년엔 개발 서적만 주구장창 읽다 보니 인문학적 즐거움을 많이 잊은 것 같아 책을 좀 많이 읽어보려고 한다. 철학과 외국어 공부도 틈틈이 계속할 것인데 다른 분야라 해도 공부하다 보면 이 모든 게 하나로 통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현재에 집중하기~